회생·파산 핵심 가이드/회생·파산 법원소식·실무 업데이트

‘서울회생법원’ 송인서적 회생절차 신속 개시(2017.05.01) – 패스트트랙보다 빠른 진행과 스토킹호스 매각

강지훈 변호사 2025. 12. 10. 00:39

‘서울회생법원’ 송인서적 회생절차 신속 개시(2017.05.01) – 패스트트랙보다 빠른 진행과 스토킹호스 매각

2017년 5월 1일, 서울회생법원 제4부는 ㈜송인서적 회생사건(2017회합100080)에서 신청 후 불과 1주일 만에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렸다. 이 글은 서울회생법원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송인서적 회생절차의 진행 경과와 P-Plan 취지, 패스트트랙보다 빠른 일정,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 인가 전 M&A 구조를 회생·파산 사건을 다수 수행해 온 강지훈 변호사의 시각에서 정리한 해설이다.

1. 사건 개요와 신속한 개시결정

보도자료에 따르면, 송인서적 회생절차는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 2017. 4. 24.(월) – 회생절차 개시 신청
  • 2017. 4. 25.(화) 18:30 – 보전처분, 포괄적 금지명령 발령
  • 2017. 5. 1.(월) 10:00 – 회생절차 개시결정

통상의 회생사건과 비교해도 매우 빠른 속도로 개시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서울회생법원은 본 사건을 “송인서적 회생절차 신속 개시”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2. 사실상의 ‘사전상담’에 가까운 이해관계인 회의

이번 사건의 큰 특징은, 신청 이후 개시결정이 내려지기 전 대표성 있는 이해관계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생절차의 방향을 논의했다는 점이다.

  • 대표자·이해관계인 심문
    • 일시: 2017. 4. 26.(수) 15:00 ~ 16:40
    • 참석자:
      • 채무자 대표이사(장인형)
      • 신청대리인
      • 강명관 이사(인터파크 측 채무자 이사)
      • 기업은행 담당자, 국민은행 담당자
      • 담보채권자 북스빌

특히 채무자 회사는 신청 전 기존 경영자를 해임하고, 상거래 채권자(한국출판인회의, 대한출판문화협회) 및 인수의향자인 인터파크를 대표하는 자를 대표이사 및 이사로 선임하는 등, 신청 이전부터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지배구조 재편을 진행해 왔다.

미국 등에서는 P-Plan 회생절차를 위해 신청 전 사전상담제도를 운용하기도 하지만, 우리 법제에서는 신청 전 단계에서 재판부가 관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식적인 사전상담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채무자 회생법상 신청 후 개시결정 전까지 ‘사전계획안’을 제출하면 P-Plan 회생절차로 진행할 수 있어, 이번처럼 신청 후에 사실상 P-Plan에 준하는 절차 협의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3. P-Plan vs 패스트트랙 – 절차 방향을 둘러싼 논의

이번 심문·회의에서는 다음과 같은 쟁점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다.

  • P-Plan 회생절차로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통상의 패스트트랙(Fast Track) 절차로 진행할 것인지
  • 조속한 영업재개와 효율적 회생절차를 위해 필요한 포괄허가의 범위
  •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인가 전 M&A 절차를 진행할 것인지 여부

특히 언론에서는 이 사건이 “1호 P-Plan 회생절차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는데, 실제로 인수의향자인 인터파크가 자체 실사팀을 통해 채무자를 실사하고 조건부 인수의향을 밝힌 상태였고, 채권자들 사이에서도 영업망 재건의 중요성에 관해 상당한 합의가 이루어진 상황이었다.

4. 패스트트랙보다 더 빠른 일정 – 인가 및 종결 계획

서울회생법원은 송인서적 회생사건을 “통상의 회생절차인 패스트트랙보다 더 신속한 절차진행”으로 운용할 계획을 밝혔다.

  • 7월 중순 –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인가결정 예정)
  • 8월 중순 – 회생절차 종결 예정

이러한 일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이유로는,

  • 신청 전 채무자 회사에 대한 실사가 이미 이루어진 점
  • 인수의향자가 사실상 확정되어 있는 점
  • 회생 필요성과 방향에 관해 채권자들 사이에 상당한 합의가 형성된 점

즉, 기업의 부실징후가 포착된 시점부터 P-Plan 회생절차를 구조조정의 원칙적 방안으로 인식하고 사전 준비를 해 온다면, 신청 단계에서 굳이 P-Plan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신속한 진행을 통한 정상기업 복귀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5. 영업재개·신뢰 회복을 위한 포괄허가와 차입·재채용

회생절차 개시신청이 이루어지면, 관련 법령에 따라 재산처분·자금 차입 등에 관해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서울회생법원은 송인서적 사건에서 신속한 영업재개와 시장에서의 조기 신뢰회복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허가를 진행할 계획을 제시했다.

  • 계속적 거래에 대한 포괄허가
    • 출판사로부터의 책 구매 및 반품 등, 출판유통에 필수적인 계속적 거래에 대해 포괄적인 영업활동 허가 예정
  • 운영자금 차입 허가
    • 인수의향자인 인터파크로부터 운영자금 5억 원(잠정)을 차입하는 방안에 대해 허가할 예정
  • 퇴사 직원 재채용 허가
    • 퇴사한 직원 상당수를 재채용하는 신청에 대하여 허가 예정
    • 당시 회사에는 대부분의 직원이 퇴사한 상태였고, 소수 인원만이 실무를 처리하는 상황이었음

이는 회생절차가 단지 채무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 영업재개와 조직 복원, 시장 신뢰 회복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6. 스토킹호스 방식 인가 전 M&A 계획

송인서적 회생절차의 또 다른 핵심은 Stalking Horse 매각방식을 활용해 인가 전 M&A를 진행하겠다는 점이다.

6-1. Stalking Horse 매각방식 개요

Stalking Horse 방식은 회생·파산에 이른 기업이 자산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선 특정 매수인과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그 매매가격에 해지비 등을 포함한 금액을 최저입찰가로 하는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구조다.

  • 입찰참가자가 없으면 최초 수의계약이 확정
  • 기준가격을 넘는 응찰자가 있는 경우
    • 응찰자가 낙찰자가 되는 대신, 조건부 양수인은 일정액의 보상금(해지비 등)을 지급받거나
    • 조건부 양수인이 그 가격으로 우선매수하거나
    • 조건부 양수인과 응찰자가 최고가 이상으로 다시 제한경쟁입찰을 하는 등 다양한 변형 구조 가능

이러한 방식은 미국 재건절차(Chapter 11)와 파산절차에서 활발하게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2. 송인서적 사건에서의 적용

이번 사건에서 서울회생법원은, 인수의향자인 인터파크가 신청 전 수의계약으로 매수를 하고 Stalking Horse가 되는 구조를 계획하고 있다.

즉,

  • 인터파크가 우선 수의계약을 통해 매수인 지위를 확보하고,
  • 그 조건을 기준으로 공개입찰을 실시하여 시장의 추가 경쟁을 통해 가격과 조건을 검증하며,
  • 조건에 따라 인터파크가 실제 양수인이 되거나,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제3자가 등장할 여지를 남기는 구조

이러한 Stalking Horse 구조는, 회생기업의 자산가치를 가능한 한 높게 실현하면서도 절차의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7. 정리 – 송인서적 사건이 보여주는 회생절차의 방향

송인서적 회생절차는 ① 신청 후 1주일 만의 신속 개시, ② 패스트트랙보다 더욱 빠른 일정, ③ P-Plan 취지를 반영한 이해관계인 논의, ④ Stalking Horse 방식 인가 전 M&A라는 점에서 서울회생법원이 지향하는 “신속하고 실질적인 기업회생”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회생절차가 단지 시간을 끄는 절차가 아니라, 미리 준비된 실사·인수의향·채권자 합의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정상기업으로 복귀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향후 다른 기업회생 사건에서도 중요한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이 글은 2017. 5. 1.자 서울회생법원 보도자료 「‘서울회생법원’ 송인서적 회생절차 신속 개시」를 바탕으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